홍재철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등극…갈등 장기화 될 듯

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기각, 주요 회원교단 불참 가운데 기립 투표 실시

 

주요교단이 모두 빠진 한기총 집행부, 그들만의 리그에서 결국 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예장통합을 비롯해 예장백석, 기성, 기하성 등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유중현)는 홍재철 목사를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 한기총 갈등이 앞으로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홍재철 목사는 보수신앙의 기치 및 영적 정치를 취임인사로 밝혔다.

 

 

기립투표 방식, 반대1표로 홍재철 목사 당선

 

14일 오전 11시 서울 왕성교회에서 속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길자연 목사는 정기총회 개최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음을 알렸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총회는 거의 축제분위기에 가까웠다.

 

지난회기 경과 및 사업보고, 감사보고, 결산보고 등이 회순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이번 정기총회의 목적인 대표회장 선거를 향해 달려갔다.

대표회장 선거 직전 가결된 정관개정을 통해 대표회장 임기는 2년 단임제로 개정됐다.

 

대표회장 선거는 총회 개최 후 한 시간 반 만에 시작됐다.

한기총측은 전체 67개 회원 교단과 단체 중 50개 교단 및 단체가 참여했으며 235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고 밝혔으나 주요 회원 교단들이 빠진 상황에서 자격을 갖춘 총대원들이 참석했는지는 미지수다.

 

단독 입후보한 홍재철 목사는 소견발표를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이라는 찬양으로 대신했다.

대표회장 선거는 단독 입후보했으므로 기립투표 방식이 채택 돼 찬성 231표, 반대 1표, 기권 3표로 홍재철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이날 개정된 한기총 정관에 따라 홍재철 목사는 2년 단임 임기로 대표회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당선증을 받은 홍재철 목사는 “시련과 도전, 혹독한 검증을 통해 지금까지 왔다”며 “자유신학에 대항하여 보수신학의 기치를 높이 들겠다”고 밝혔다.

 

뚜렷한 사회 참여 입장도 분명히 했다.

홍 목사는 “한기총은 영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며 “동성애를 조장하는 학생인권조례 등 정치가 잘못되고 사회의 방향이 잘못됐을 때 영적 지도자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화대책위 “홍재철 목사 인정 못한다” 정상화 의지 밝혀

 

홍재철 목사의 대표회장 당선으로 한기총 집행부의 최종 목적은 달성됐다.

하지만 500교회 이상 규모의 한기총 주요 회원 교단 16개 교단이 이번 선거에 불참함에 따라 홍재철 목사는 ‘반쪽 대표회장’이라는 불안한 출발선상에 있어 한기총의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이날 총회에는 예장합동을 제외하고는 500개 이하 교회의 군소교단 및 단체들만 참여해 연합기관의 대표성을 부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다.

 

총회 직전 나온 서울중앙지법의 총회개최금지 결정문은 총회 개최에 대한 부분은 기각했으나, 총회의 절차상 위법 사유에 대해서는 추후 판단을 결정문에 명시하고 있다.

이번 총회의 합법성에 대한 법적 논의 여부를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길자연 목사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건은 결정문이 나오지 않아 만약 길자연 목사 직무정지가처분이 받아들여진다면 이번 정기총회 의장 자격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표회장 선거 및 정관개정 결의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재정적인 부분도 문제다.

이날 총회 감사보고에서는 지난 회기 한기총 수입이 예상액 20억원의 절반인 10억원에 불과해 운영상 어려움이 있었음을 보고했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확대회의에서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분담금을 내지 않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미 분담금을 납입한 예장통합은 분담금을 찾아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모임을 열고 홍재철 목사 당선을 인정할 수 없으며, ‘당선무효’ 및 ‘직무정지’가처분을 제기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한기총 선거는 찬반 기립 투표방식으로 진행됐다.

홍재철 목사(앞줄 맨 오른쪽)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앉아있다.

 

 

@ 뉴스미션 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