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6일은 미국의 슬픈 날의 하나로 기록에 남게 됐다.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전국 50개 주에 걸쳐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9명의 대법관이 5:4 표결로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말을 지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다수파를 대표해서 쓴 결정문에서 수정헌법 14조의 평등보호 조항에 따라 각 주정부가 동성 커플들에게 결혼허가서를 발행해주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 주 헌법에 따라 동성혼을 금지해온 13개 주도 모두 개정안을 만들어야 하게 됐다. |  | | ▲ 미국 연방대법관들(2010년) Ⓒ사진출처:위키피아 |
이번 판결을 앞둔 법정 청문회·심의 과정에서 보수적인 4명의 대법관들은 “도대체 법관 자신들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다수론은 곧 (일부다처·일처다부 등) 복수혼에도 똑같은 파워로 적용될 것이다.”, “역사를 좌시하는 것은 교만과 무지이다.”, “신앙인들은 오늘날 다수로부터 받는 대우에 대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다수는 토론의 다른 쪽을 왕따하고픈 충동을 느낀다.”, “다수의 편파적인 ‘더 나은 정보’를 모두가 나누라는 법은 없다.”, “정말 경악스런 일은 오늘날 법정 반란에 반영되는 오만이다.”, “이것은 종교자유의 잠정적인 파멸을 빚을 것이다.”, “이번 판결은 새로운 정통에 동의하지 않는 미국인들을 비방하는 데 악용될 것이다.”, “다수는 전통적인 개념을 지닌 수많은 미국인들을 소외시키는 데 힘쓰게 될 것이다.” 등의 말을 남겼다.
진보 성향 4명의 대법관은 합법화에 찬성했고 보수 성향 4명의 대법관은 모두 반대했으나 캐스팅 보트를 쥔 케네디 대법관이 찬성해 5:4가 됐다. 케네디 대법관은 2013년 결혼보호법 위헌 결정 때도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존 로버트 대법원장은 반대표를 던졌으며 “동성 결혼 문제는 헌법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대표적인 반대파인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별도의 소수 의견에서 “이번 결정은 선출되지 않은 위원회 9명에 의한 헌법 수정”이라며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런 경고는 아랑곳없이 이날 모든 동성애자들과 동성애 옹호단체들, 진보계 언론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축제 분위기에 들어갔다.
취임 이래 시종일관 진보주의 노선으로 일관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판시를 “미국을 위한 하나의 승리(a victory for America)”라면서 “우리의 연합을 좀 더 완전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우리나라는 모두가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반석 같은 원리에 건국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느리지만 꾸준한 노력은 이처럼 마치 번개같이 도달하는 정의의 보상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계 복음주의자 인사들은 이미 예상은 했었으나 재차 반대 뜻과 함께 통탄해 마지않았다. 워싱턴DC에 오피스를 둔 남침례회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의 러슬 무어 의장은 신자들에게 패닉에 빠지지 말라면서 “대법원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예수님을 무덤에 도로 가둘 수 없다. 나사렛 예수는 아직 살아계신다! 그분은 온 우주를 그 분의 왕국을 향하여 가게 하신다.”고 선언했다.
무어는 또 “교회는 앞으로 결혼에 관하여 우리가 믿어온 바를 어떻게 관철해야 할 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와 일치해 주거나 이해해 주기를 기대할 수 없지만 세속 가치나 문화 인간 흐름에 따라 결혼을 논하지 말고 복음과 그리스도와 에베소서 5:32에 나타난대로 그분의 교회의 연합 그림 속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가르쳐 주신 바를 갖고 논하자.”고 말했다.
토니 퍼킨스 가족연구평의회(FRC) 회장은 “5명의 (찬표) 대법관들이 5천만 미국인들의 표를 뒤엎고 지난 수천년 간의 역사와 인간 본성의 실제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그러나 “그 어떤 법정도 자연법을 뒤집을 수는 없다.”면서 “독립선언서 서명자들이 기린 그 자연과 자연의 신·하나님을 한 법정은 물론 미국 대법원이라 할지라도 법령에 따라 침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그래엄 빌리그래엄전도협회(BGEA) 대표 겸 서매리턴 퍼스(SP) 회장도 “대법원은 결혼을 재정의할 권리가 없다.”면서 “대법원이 실상 결혼을 재정의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재정의할 자격도 없다.”다고 단언했다. “결혼이란 것은 이미 우리 정부가 존재하기 오래 전 남녀를 지으신 분 곧 전능하신 하나님에 의해 창제됐다.”고 한 그는 “그분의 결정은 인간이 만든 법정의 평가나 수정에 지배받지 않는다.”면서 창세기 2:24만이 결혼의 바른 정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엄 목사는 앞서 게이프라이드 행사 때 오바마를 겨냥해 “미국인들은 동성애에 대한 태도를 바꿔왔다는 것이 통계적 진상이지만 축하할 변화는 아니다.”며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죄를 자랑스런 것으로 여기는 그런 변화도 변화는 변화이지만, 자기 집권기에 이룬 바를 모두 LGBT(동성애권)의 공으로 돌리는데 우리가 놀랄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엄은 “대통령이 이 나라를 죄의 코스로 이끌어가니 우리가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와 나라를 심판하실 것이다.”고 경고했다.
앨 몰러 남침례신대원 총장은 신자들에게 액션을 호소했다. 그는 “결혼은 하나님이 인간의 번성을 위해 주신 선물로서 우리가 논증해야 한다.”며 “그 선물은 오직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상의 연합으로 제한된다.”고 잘라 말했다. 몰러 박사는 또 “모두를 위한 종교자유를 논증하되 우리의 에너지를 기독교적 확신 가운데서 크리스천 시민들의 권리 보호와 크리스천 기관들의 가르칠 자유를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