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이단 특별사면 선포...9월 총회 대논란 예고

임원회 지난 12일 특별사면 선포식 및 기자회견...총회 보고 대신 임원회 결정으로 마무리


이인창 기자l승인2016.09.12l수정2016.09.13 10:40l1358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채영남 목사)가 지난 12일 서울 연지동 총회본부에서 ‘제100회기 특별사면 선포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이단 관련자 이명범(레마선교회), 변승우(사랑하는교회), 김기동(김성현 목사와 성락교회), 고 박윤식(이승현 목사와 평강제일교회)에 대해 특별사면을 선포했다.

9월 정기총회를 눈앞에 두고 특별사면이 선언됐지만, 이단 사면과 관련해 제101회 총회 현장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총회 임원회는 지난 12일 '제100회기 특별사면 선포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명범, 변승우, 김기동, 고 박윤식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

채 총회장, "이단해지 아닌 용서"

채영남 총회장은 “회개하고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자들에게 제100회 총회의 결의에 따라, 회개와 개전의 정이 뚜렷하고 총회 지도와 인도를 받기로 한 이들을 사면한다”며 특별사면 선언문을 직접 낭독하고 별도의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채 총회장은 담화문에서 “이단을 해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단적 주장과 행위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이들을 용서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이단으로 규정돼 힘들어하는 교인들을 생각해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는 “이단 특별사면을 위해 선정기준 절차를 마련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 신앙 중 비본질적인 것이 문제가 된 경우를 해벌대상으로 삼기로 한 부분”이라면서 “사면 이후 총회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여부를 묻고 동의한 사람만 심사하고 언론과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고 인정하는 절차를 수긍하는 사람을 사면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 밝혔다.


특별사면은 지난해 제100회기 총회 결의로 설치된 특별사면위원회가 주관했다. 위원회는 지난 2일 최종 결론을 내리고 이를 임원회에 보고했고 9일 열린 임원회에서 이를 확정하는 결의가 있었다.

임원회는 특별사면과 함께 추가사항으로 ▲사면 유예기간 2년 ▲유예기간 전문인으로 구성된 ‘특별사면과정동행위원회’ 구성 ▲유예기간 사면 약속 미이행시 취소 가능을 결의했다.



▲ 채영남 총회장이 '특별사면 선언문'과 '총회장 담화문'을 낭독하고 있다.

예장통합, 특별사면 의미는?

제100회기 총회 주제를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로 정한 채영남 총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특별사면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시행공고를 내고 심사 절차를 진행해왔다.

전체 100여건이 접수돼 39건에 대해 심사 배정이 이뤄졌으며, 이단사이비 규정된 사람들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의뢰해 자문을 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특별사면 추진은 통합총회가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 차원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지나치게 이단 결의를 남발해왔다고 비판받아온 통합총회가 그간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한 전향적인 조치로도 평가할 수 있다. 이단 관련 인사 외에도 이번에 사면을 받은 16명의 권징 책벌자들은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한국교회 정서상 한번 이단 규정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통합총회가 회복의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홍정 사무총장은 “역사적으로 이단규정 과정에 개입된 비신학적 요소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이단의 주홍글씨가 새겨진 사람들이 온전히 회복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특별사면 의미를 설명한 부분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특별사면 결정, 101회 총대들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9월말 열릴 제101회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이 특별사면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특별사면을 총회 임원회가 굳이 정기총회를 목전에 두고 했어야 하는지가 지적되고 있다.

이단결의는 총회에서 이뤄지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해벌 역시 총회에 보고돼 결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여겨진다.


이미 이번 발표에 앞서 노회들 가운데 총회 보고를 거쳐 사면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식공문으로 요청한 곳도 있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도 총회에 보고해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결의까지 했다.

이는 특별사면이 진행 중에 꾸준히 제기돼온 쟁점이었지만, 결국 채영남 총회장과 임원회는 직접 사면 선포를 결정했다.


채영남 총회장과 이정환 위원장은 “특별사면위를 청원할 때 더 세심하게 요청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지만, 100회 총회가 결의해 위임한 사항을 이행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무법인의 자문도 받았다”면서 “101회기 총회에서 특별사면에 대해 다른 결의가 있다면 이는 100회기 결의에 위배된다”고까지 주장했다.


또 임원회 결의사항 중 2년 유예와 동행위원회 구성을 먼저 결의하고 사면선포를 한 것은 월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별사면위는 100회기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기구이며, 특별사면을 선포한 임원회 역시 임기를 마치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총회 결의보다 앞서 유예기간과 위원회 구성을 전제로 사면을 선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같은 지적에 이 위원장은 ‘특별사면과정동행위원회’ 구성을 헌의하기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만약 정기총회에서 위원회 구성이 부결된다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임원회는 유예기간 중 사면을 받은 자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면취소를 결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주체가 누구인지가 불분명해진다. 임원회가 지나치게 상황을 낭만적으로 분석한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면신청을 받은 특별사면위는 소명절차를 거쳐 기준에 따라 특사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4명의 이단 관련 사면대상자들은 12일 임원회 기자회견 이후 이정환 위원장의 도움을 받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 앞에 과오를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사면은 사면대상자들이 실제 약속한 부분을 얼마나 잘 이행했는지를 보고 이뤄져도 늦지 않다.


기자회견 현장에 있던 취재진 가운데 한명은 실제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이단성이 해벌된 인사가 약속을 어기고 문제가 됐던 부분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별사면이 이뤄졌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또다시 복잡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특별사면을 철회할 경우 총회가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특별사면 발표는 첨예안 쟁점사안인만큼 교계언론의 큰 관심을 샀다. 기자회견장에는 사면대상과 관련된 언론사들도 상당수 참석해 사면선포 현장모습을 취재했다.

특별사면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논란


특별사면위원회가 사면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는 점도 총대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이단전문기구인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연구안과 특별사면위 결정에 최종적으로 차이가 존재하기도 했다.


이대위는 교단 내 유일한 이단전문 연구기관이고, 총회 결의 당시에도 이대위의 자문을 얻어 사면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특사위 결정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정환 특사위원장은 “특사위가 실시한 서면조사와 확인 등 모든 증거자료를 이대위가 잘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 있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검토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대위 최종결정과 차이가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교단 내 이단과 관련한 전문기관은 이대위라는 점에서 특사위가 권한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대위에서 진행된 논의 과정도 논란이다. 특사위 활동 초기만 해도 이대위는 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이단 연구를 진행할 의지를 보였다. 실제 7월에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완고한 기준이 적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8월초 채영남 총회장이 이대위에 재논의를 요청한 이후 나온 연구안은 사면대상에 대해 완화된 결정이어서 모두를 의아하게도 했다. 이대위의 이같은 결정에 결국 지난 1년간 특사위를 이끌어온 김규 위원장이 부담을 느끼고 전격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대위 보고가 본인의 소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 특사위는 이달 2일 마지막 회의에서 이정환 목사를 새 위원장으로 뽑고 최종 결정을 임원회에 보고했다.


또다른 문제는?


이단결의는 통합총회만의 것이 아닌 것도 들여다볼 대목이다. 이번 해벌대상자 가운데는 타교단에서 이단으로 결의돼 있는 인사들도 있다. 통합총회가 연합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 이단해벌을 위해서는 교단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통합통회 이단결의가 비본질적인 요소였다면 담화문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사과까지 해야 되는 부분이다.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해명으로는, 이단으로까지 결의한 처사를 덮기에는 부족하다.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된 바 있는 모 언론사에 대한 사면 결의를 하면서는 다른 사면인사들과 달리 사면이유 문서가 공개되지 않기도 했다.


한편 임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최부옥 목사) 설립에 지대한 기여를 한 故 김재준 박사를 1953년 파문했던 제38회 총회 결의를 철회하도록 제101회 총회에 총원하기로 결의했다.

통합총회는 2007년 이광선 전 총회장 당시 김재준 박사에 대한 사면을 검토했지만 심사과정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