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신대, 김근주·신현우 교수 파면
파면 교수들, 신학교는 하나님의 것…부당한 징계 맞서 싸울 것
▲ 웨신대는 이필찬 교수 해임에 이어 김근주·신현우 교수를 파면했다.
세 교수는 한동숙 이사장의 전횡에 맞서 학교 정상화를 위해 싸워왔다.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박영선 총장)는 지난 2월 8일 한동숙 이사장의 전횡을 문제 삼으며 항의한 김근주· 신현우 교수에게 파면 통보했다.
작년 12월 학생 선동을 이유로 이필찬 교수를 해임한데 이어 2개월 만의 일이다.
파면은 가장 높은 수위의 중징계로 교원 박탈에 해당된다.
징계위원회는 김근주 교수에 대해
△학생처장으로서 학생들이 임의로 붙인 현수막과 대자보를 심의하지 않는 등의 직무 태만
△이사장을 비판하는 벽보를 붙여 학생을 선동한 점을 들어 징계했다.
그리고 신현우 교수의 파면은 혈서가 포함된 대자보를 붙이는 등의 학생 선동과 학교 질서를 문란케 한 사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이번 징계는 이사장의 학교 사유화에 저항하다가 박해를 받은 것"이라며 부당한 징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번 웨신대 사태를 통해 "신학교는 하나님의 것이며 사회의 공공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 또한 부당한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틀린 것을 보고 틀렸다고 말 못 하면 신학교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45대 총학생회는 이번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총학생회는 이번 징계를 "부당하고 불법적인 파면"으로 규정하고, "전 학우들의 의지를 모아 법적, 제도적 전방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학생들도 수업권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에 요동하는 모습이다.
학생회 게시판에는 등록을 거부하거나 입학을 취소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근주 교수에게 논문 지도를 받는 석사 과정의 한 학생은 "등록을 거부할 것이며 김근주· 신현우 교수님이 복직을 하시면 바로 등록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2012년 1학기 입학 예정자로 '천국의이슬'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한 신입생은 학교 홈페이지에 교수 파면과 관련한 공지가 없다며 정확한 상황을 문의했다.
만약 두 교수의 파면이 사실이라면, "웨신대에 입학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당국자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급 자체를 꺼려했다.
박영선 총장과 권문상 교무처장은 징계는 자기 관할이 아니라며 답을 피했고,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박성환 학생처장(직무대행)은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최종 징계권자인 이사장은 회의 중이라며 역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초교파 복음주의 대학 웨신대는 젊고 실력 있는 교수진과 한국교회 개혁이라는 정신을 추구는 신학대학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한동숙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학교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이사장은 친인척을 부총장으로 임명하고, 공학· 미용학 등 비신학 전공 교수들을 채용하는 등 납득하기 힘든 학사 운영으로 학교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필찬, 김근주, 신현우 교수는 최근까지 한 이사장의 전횡에 맞서 항의한 교수들이다.
@ 뉴스앤조이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