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단해제에 한국교회 ‘싸늘’
2013년 12월 23일 (월) 15:54:45정형권 기자  hkjung@kidok.com

“연합기관 역할 벗어났다” 비판 잇따라 … 예장합동 탈퇴엔 ‘잘했다’ 평가
  한국교회 아우를 ‘새판짜기’ 요구 높아 … “하나님의 경고 분명히 들어야”

 

예장합동(총회장:안명환 목사) 교단이 9월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홍재철 목사)에 대해 ‘행정보류’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12월 18일 ‘한기총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 총회에서 한기총 문제는 행정보류토록 하고 임원회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임원회의 결정은 곧 교단의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며, 교단 정서상 2014년 9월 총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구나 홍재철 목사가 교단의 징계를 염려해 먼저 교단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발표, 교단은 사실상 한기총과 완전 결별하게 됐으며 홍 목사에 대한 징계 역시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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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던 교단이 한기총 탈퇴를 전격 결의한 데 대해 한국교계는 일제히 "잘했다", "역시 장자교단이다"라는 칭찬을 했다. 또 앞으로 교단의 개혁과 이단척결, 교계연합운동을 위해 진일보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교단장 “교단 권한 침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장들은 한기총 행보에 대해 “교단의 고유권한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예장합동 임원회가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것에 대해서는 “예견됐던 일” “잘했다”고 평가했다.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한기총이 무분별하게 이단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며 “박윤식에 대한 예장통합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장고신 주준태 총회장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연합기관에서 이단을 규정하고 해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으면서 “교단 속에 교회가 있는 것이지 연합기관 안에 교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준태 총회장에 따르면, 예장고신도 예장합동처럼 조만간 한기총 탈퇴를 결의할 예정이다. 예장고신은 이를 위해 12월 26일 임원회를 개최하며, 총회운영위원회를 통해서 공식화 시키기로 했다.

 

예장합신 이주형 총회장도 이단 해제와 정죄는 교단의 고유권한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기총에 대해 “연합기관은 연합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한국 교회 전체의 일을 주관하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한국교회연합과의 통합을 거론한 것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면서 현재 한기총의 행태를 보면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주형 총회장은 예장합동 임원회가 한기총 탈퇴를 선언한 것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면서 “한기총이 해 온 일을 보면 예장합동 위상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연합기관 “연합정신 위배”

연합기관들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조심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김경원 대표회장은 개인 입장임을 전제하면서 “연합기관이 이단을 규정하고 해제하는 것은 연합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단을 다루는 것은 연합기관의 일이 아니라면서 “이는 교단의 고유 권한이다. 연합기관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목회포럼 오정호 이사장은 ‘새판짜기’를 언급했다. 그는 “한기총이 용도폐기처분 되면 새로운 기관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한국 교회를 아우를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교회연합은 한기총 사태가 발생하자 발 빠르게 대응했다. 한교연은 12월 19일 바른신앙수호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류광수와 박윤식은 교단에서 이단 해제된 적이 없다”면서 무분별한 이단 해제는 한국 교회를 혼란에 빠뜨린다고 경고했다.

위원회는 또 연합기관은 특성상 이단 및 사이비 집단을 규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천명하면서 한기총의 행보에 대해서는 “전도의 문을 막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교수·전문가 “본질 벗어나면 이단 득세”

신학교수들과 이단연구 전문가들은 이번 한기총의 결정을 다락방 사건과 동일한 선상에서 해석했다. 신학자와 교단과 논의 없이 이단을 무분별하게 해제하는 것은 신뢰할 수 없으며, 막다른 길에 들어선 한기총의 이단 해제는 예견됐던 일이라는 것이다.

 

서울신학대학교 박문수 교수는 “기본적으로 동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락방 류광수나 박윤식 건 모두 같은 맥락이다. 자신들의 존립을 위해 이단들을 풀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신학자나 교단과 충분한 대화도 없고 공감대도 없는 상황에서 이단을 해제하면 결국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문수 교수는 “한기총이 이단을 해제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없을뿐더러 교단의 입장과 다르게 이단을 해제하는 것은 연합기관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단연구 전문가 최삼경 목사도 “2011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라면서 “이제는 한기총 이단 해제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허구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기총이 이단의 해방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미 이단이 점유한 상황”이라면서 “류광수나 박윤식 건 모두 똑같은 수순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단도 문제지만 이단 옹호자들도 문제”라면서 “특히 최근 이단을 옹호하는 언론들이 득세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문수 교수와 최삼경 목사는 끝으로 한국 교회가 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단이 득세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세속주의와 물량주의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정치 논리가 신학 논리보다 앞서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 중세시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문수 교수는 이단의 득세에서 한국 교회가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속화에 물든 한국 교회가 정화되고 바르게 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단의 득세는 기독교 정체성을 진지하게 생각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면서 “한기총 사태는 하나님의 경고이자 한국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