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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에는 강경보수, 한손에는 이단...우려되는 한기총 행보
교계 우려에도 '오불관언', 이단세력이 행사참석.후원
권혁률 대기자

지난달 일제히 열린 주요 교단총회에서 입지가 더욱 약화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약칭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가 교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공교회성 회복보다는 이념적 보수성을 더욱 강화하고 이단세력과 손을 잡는 방향으로 타개책을 찾고 있다.

‘이단 옹호’이유로 행정보류 결정

지난 9월 정기총회를 가진 주요 교단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는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를 결정했다. 예장통합과 백석, 고신, 성결교회 등 주요 교단이 대부분 빠져나온 한기총에서 예장합동교단은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임을 주장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근거가 되어왔다. 또 현재 한기총을 주도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와 홍재철 대표회장이 소속된 교단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예장합동총회가 한기총에 대해 행정보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유는 한기총이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받아들이고 여기에 반발하는 신학대학 교수들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단세력을 옹호하고 있기 때문. 이같은 예장합동총회 결정으로 한기총이 타격을 받은 반면, 한기총에서 탈퇴한 교단들이 새로 구성한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약칭 한교연, 대표회장 박위근)에는 예장합신총회가 새로 가입을 결의해 대조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수성 강화 정관개정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기총이 보여준 대응은, 교계의 불신을 자초한 이단세력 옹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이념적 보수성향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총은 주요 교단총회가 끝난 뒤인 지난 10월 10일 임원회를 열어 정관 제3조(목적)에 종교다원.혼합.용공.개종전도금지 배격과 일부다처제.동성연애반대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또 이같은 내용을 추종하는 교단(단체)은 회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운영세칙도 채택했다. 이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에 참여하거나 협력하고 있는 교단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한기총은 지난 18일 열린 신임 교단장 취임축하예배에서는 WCC총회 물리적 제지를 포함한 강경발언이 쏟아져나왔다.

반면 한국교회가 한기총을 외면하게된 주요 요인가운데 하나인 이단옹호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시정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총회에서 예장합동총회는 한기총 회원단체인 인터콥선교회(대표 최바울)에 대해 ‘일체의 교류를 단절할 것’을 결의하였고 예장합신총회 역시 ‘불건전한 이단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교류 및 참여금지’를 결정하였다. 

이단세력, 한기총 행사에 참석.후원

그럼에도 한기총은 이단배척을 위한 교단들의 노력에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류광수 목사나 인터콥 선교회를 그대로 회원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국교회를 향해 보라는 듯이 이단관련 인사들을 계속 참여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취임축하예배에는 다락방 류광수 목사가 보란 듯이 참석해 기자들의 카메라세례를 받기도 했다. 또 ‘신천지와 유사한 이단사상’으로 규정된 강풍일씨의 예장성경총회가 예장성서총회로 이름을 바꿔 지난 7월 한기총에 가입해 논란을 빚었는데, 이 성서총회가 이번 행사에서 후원단체 대표명분으로 신임교단장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순서가 마련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단세력이 신임 교단장에게 공식적으로 축하선물을 전달하는 기괴한 사태가 한기총 행사장에서 연출된 것이다.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공교회적 위상을 사실상 포기하고 한편에는 강경보수 입장의 개별인사들을, 다른 한편에는 이단사이비세력을 품는 ‘기형적 존재’로 전락해가는 것은 아닌지 교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hrkwo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