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국제대학과 초중고교 설립 위해 헌신하는 이용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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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인 머리만 빼고 얼굴은 대학 시절과 큰 차이 없는 동안이었다. 이용규 선교사는 “나만 침묵하면 밖으로 알려지지 않을 부끄러운 일을 책에서 그대로 밝혔다”며 “이것이 진실이고 결국 나의 내면이 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너무 편안한 삶을 추구하면 조금만 불편해져도 행복감을 잃게 됩니다. 조금 어렵고 불편하게 산다고 해서 불행하진 않아요. 편안한 삶을 포기하면 도리어 마음의 평안과 인생의 의미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학 때 학과 사무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바둑을 두던 동기생에게 ‘요즘 젊은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요청하는 게 좀 어색하긴 했다. 하지만 그는 개신교계의 베스트셀러 저자답게 농축된 신앙과 인생의 이야기를 오랜 친구에게 차분하게 들려줬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용규 선교사(49)는 교수의 길을 걷는 대신에 몽골 선교사를 자원해 국제대학교 운영을 돕는 등 7년간 사역을 했다. 이때 경험을 살려 쓴 ‘내려놓음’과 ‘더 내려놓음’ 등이 100만 권 가까이 팔렸다. ‘나를 중심에 놓지 않는 삶’은 개신교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에게도 울림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금은 인도네시아에서 국제대학교와 초중고교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책 ‘기대’(규장)를 내놓았다.  

“이번 책은 ‘내려놓음’을 깨달았으면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한 사례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일종의 심화편이라고나 할까요. 좋은 의사는 단번에 병을 고치려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가기 전 췌장 수술로 두 달 반 동안 한국에 꼼짝없이 머물게 되면서 인도네시아 사역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내 모든 기도가 막힌 것 같고 계속 좌절을 경험하는 절망 속에서 새롭게 소망을 갖게 됐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한 번 올바르게 인식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고,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고 계속 새로운 관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선교사는 최근 한국 교회에서 젊은층 신자가 크게 감소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사회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말한 대로 살지 않는 리더’들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있다”며 “사람들이 가장 단순한 정직함에 목말라 있는 것에 대한 리더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까지 나온 것이 아깝지 않으냐는 지극히 세속적인 질문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지위에 얽매여 살면 더 나은 지위를 얻기 위해 애쓰다가 열매 맺지 못하는 삶을 살기 쉬워요. 그래서 높은 지위에 올라가도 공허합니다. 요즘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 교수, 연예인, 재벌가 사람들로부터 ‘힘들다, 도와 달라, 기도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요. 그만큼 힘든 거지요.”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경제개발 시대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성공과 행복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세웠으면 합니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주위와 올바른 관계를 맺고 일의 본연의 가치를 좇는 삶이 될 때 불편해도 행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선교사가 온 힘을 쏟고 있는 인도네시아 대학 설립은 올 12월에 5층 건물 완공으로 일단락된다. 향후 20년간 8∼10개의 건물을 더 지을 예정이다. 29일 한국에서 후원의 밤도 열 생각이다. “내가 잘해내야 한다는 것에 욕심이 들어가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내 업적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유함을 누립니다. 그 대신 하나님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안정과 평안 가운데 즐기고 있어요. 물론 내가 할 일은 다 하면서요. 그게 믿음인 것 같습니다.”